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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사이클코페

옥인동, 종로구,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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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옥인동 안쪽 골목 깊이 들어가서 있다. 두 갈래로 길을 가르는 조그만 세모꼴 건물 3층이 노멀사이클코페가 있는 곳이다. 가게 간판은 그야말로 미니멀의 최상 버전이다. 요즘 힙한 커피가게 앞에 알듯 모를 듯 세워놓은 입간판 같은 것은 여기에 없다. 조그마한 문에 명패 마냥 붙여놓은 것이 다다. 오히려 cctv 녹화 중이라는 글자가 훨씬 더 잘 보인다.

가게 여는 시간 또한 알기 어렵다. 주인장이 인스타에 매일 공지해 놓은 시간에 맞추어 가야 허탕을 치지 않을 수 있다.

이전에 두어 번 정도 오려고 했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오지 못했다. 오늘은 오후 2시 40분까지 가게를 연다는 공지를 아침에 보고 부리나케 왔다. 좁은 계단을 돌아 올라가면 3층에 이른다. 2층은 화실이다.

가게 안은 독특하다. 3평 정도 나 될까, 정말 좁은 가게인데, 좁아 보이지는 않는다. 제대로 된 3층인데, 옥탑처럼 터진 느낌이 나는 것이 그 이유일지 모르겠다. 스포츠카처럼 지붕만 올릴 수 있다면 완전히 루프탑이다. 실내는 네모난 모양이지만, 얼핏 둥근 것처럼 느껴진다. 벽을 따라 크고 작은 창들이 나 있다. 문까지 치자면 모든 벽에 다 창이 나있고 할 수 있다. 어디서든 보기 힘든 구조이다.

정면에는 주인장의 공간이고, 그곳에 자세히 봐야 보이는 로스팅기계와 연통이 구석에 있다. 이렇게 작은 기계가 있다니, 주인장은 수도, 환기, 가스 등등 여러 가지 조건이 로스팅 하기에 알맞았는 곳이어서 10여 년 전에 들어왔다고 한다.

주인장은 말이 적은 편이다. 무뚝뚝해 보였지만, 이야기를 조금 나누어보니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마치 창밖에 보이는 인왕산처럼 말이다. 말을 걸지 않으면 말이 없다. 거친 말을 하면 거칠게 돌아올 것이고, 부드러운 말을 하면 부드럽게 돌아온다. 이곳에서 커피는 테이크 아웃만 되는데, 주인장의 말에 따르면 매출도 줄고 일부 오해도 있지만, 오래 하려면 이 방법이 좋을 것 같아 그리되었다고 한다.

차분히 들으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커피 가게는 주인장의 마음이 커피로 표현되는 곳이다. 손님이 그 마음에 동의하면 가면 되고 아니면 안 가면 될 터이다.

커피는 드립만 있는데, 손글씨로 주인장이 적은 안내글이 적혀있는 메모지를 보여주며 그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 세 가지다. 눈에 들어오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메모지에서 '와일드!'란 말이 유독 눈에 띄었다. 원두는 '에디오피아 모카 사다모 클랙식' 이다.

주인장은 원두도 그렇지만, 모든 과정이 완전한 핸드메이드이기 때문에 거친 맛이 더 날 수도 있다고 했다. 어찌어찌 가게에서 커피 한 모금 마실 수 있었다. 진하다. 그리고 그 뒤로 뭔가 부드럽지는 않은 느낌이 조용히 밀려온다 마치 야생 동물 숨소리 같은, 메모지에 적혀있던 바로 그 맛이다.

우측 창으로 인왕산의 바위들이 보였다. 창밖에는 가리는 것이 없어서 시원했다. 바람도 잘 들어왔다. 주인장에게 커피를 마시지는 않고 조금 더 있겠다고 했다. 이완되는 느낌, 마치 어느 만화에서 본 듯한 다른 공간 속,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속에 잠시 빠졌다.

잠시 가만히 있었다. 공간의 힘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

주인장에게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계단을 빙빙 돌아서 내려왔다.

바로 앞 삼거리에는 한옥 육아지원센터가 만들어졌다. 그곳 앞 쪽마루에 않아 글을 적는다. 바로 앞에 삼성종합건재와 삼미인테리어가 보였다. 둘 다 개량 한옥인데 정말 오래된 건물이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하늘이 낮다.

이렇게 사람과 하늘이 가까운 곳은 서울에서 이제 많이 남지 않았다. 여기 옥인동이 그렇다.

아 참, 그리고 가게 앞에는 이면 도로에 문 기둥 2개가 박혀있다. 하나는 도로에 하나는 옆집 건물 땅에, 사연이 많은 문 기둥이니 가기 전에 인터넷에 어떤 사연인지 찾아보고 가시길,

그리고 위 사진의 디저트는 이름이 '우키시마'이다. 을지로에 있는 안지혜아지트에서 샀다. 쌀로 만들었고 안지혜 씨가 이야기한 대로 커피와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