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서초구,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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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양재역 북쪽 언주 초등학교 앞 상가거리에 있다. 육교 못 미쳐 북쪽으로 난 경사진 골목을 따라 조금 걸어가다 보면, 나무 데크가 있는 평범해 보이는 커피가게가 보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10평의 매장에는 바테이블에 묵직한 그라인더 여러 대가 놓여있고 좌로는 다양한 판매용 원두들이, 우로는 소형 로스팅 기계가 두 개 놓여있다.
매장에는 길고 검은 탁자가 여러 개 있고 벽과 천장은 짙은 회색이다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바리스타는 남녀가 2명이다. 남자 바리스타가 로스팅과 드립 커피를 주로 한다.
한쪽에 쌓여있는 원두 수량에 비해 로스팅 기계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커피를 주로 볶는 곳은 가까운 은광여고 너머 있는 공장에서 하고, 여기는 원두 판매를 하는 쇼룸 성격이 매장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쇼룸을 연 것은 4년여 정도 된다고 한다.
커피는 코스타리카 아나로빅 무산소발효 원두로 주문했다. 산미가 있고, 와인 맛도 좀 있다고 한다. 아이스는 첫 모금에서 원두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산미는 강하지는 않고, 와인 맛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향미가 느껴진다. 비 내리는 오늘같이 조금 무거운 날에는 이런 맛도 괜찮다.
두 번째는 페루 라페드라 내츄럴 따뜻한 걸로 주문했다. 커피 잔은 옥빛인데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검은 심연 같은 추출액에서 커피의 영혼 같은 미세한 수증기가 올라온다. 사진으로 담아보려 하지만 느낌이 나지 않는다.
커피는 산미가 조금 있고, 베리향이 있다고 했다.
달콤함과 신맛을 커피 고유의 쓴맛이 중심에서 잘 잡고있는 느낌이다. 바리스타는 요즘 수입한 페루 원두가 좋다고 했는데, 원두도 그렇지만, 바리스타의 솜씨도 한몫했다.
좀 전 코스타리카 원두를 먹으며 업된 기분이 조금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바로 앞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한참 사업 이야기를 하다가 사라졌다. 저 건너에서는 동네 중장년의 아주머니들이 재미있게 일상의 수다를 떨고 있다. 그 옆으로는 젊은 남자 둘이 말없이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주변의 이야기와 풍경이 내가 먹는 커피에 녹아들어 이곳만의 향미를 만믈어낸다. 세상과 이야기하지 않는 커피의 맛은 어떨까, 커피는 소통이고, 커피는 관계이고, 커피는 세상을 담는 거울이다.
동네를 커피에 담는, 양재역 라벨커피로스터스이다